오랫동안 꼬박꼬박 부어온 종신보험, 나중에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 내가 살아있을 때 생활비로 쓰면 어떨까 고민해보신 적 있나요? 최근 사망보험금을 생전에 연금처럼 미리 받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큰 관심을 모았죠. 그런데 왜 보험사들이 앞장서서 이 제도를 권하는 걸까요?
한눈에 보기
- 지급 기준: 약정한 사망보험금이 아니라 신청 시점의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쪼개서 분할 지급합니다.
- 실제 수령액: 1인당 월평균 약 34만~37만 원 수준으로, 고령자 1인 적정 생활비(월 192만 원)에 크게 못 미칩니다.
- 신청 자격: 만 55세 이상, 보험료 완납(계약 10년 이상·납입 5년 이상)된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계약대출 잔액 0원).
- 주의점: 과거 연 5~8% 고금리 확정 상품을 유동화하면 수십 년간 쌓일 고금리 복리 이자 혜택을 포기하게 됩니다.
사망보험금을 쪼개 주는 게 아니라고?

가입한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이 1억 원이라면, 선지급 신청 시 이 1억 원을 나눠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체는 전혀 다릅니다. 보험사는 약속된 사망보험금 액면가가 아니라, 신청 시점까지 적립된 ‘해약환급금’을 재원으로 쪼개어 지급합니다.
종신보험은 사망 보장을 위해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먼저 떼는 구조입니다. 10년 넘게 성실히 부었어도 해약환급금이 원금보다 적은 경우가 허다하죠. 100만 원짜리 금송아지 보관증을 내밀었더니, 보관료를 제하고 남은 작은 은조각 몇 개만 깎아서 돌려주는 셈입니다.
실제로 2025년 10월 출시 이후 1인당 연평균 수령액은 455만 8000원, 월 환산 37만 9000원에 그쳤습니다. 2026년 상반기 신규 신청자의 초년도 예상 수령액도 월 약 34만 원(연 409만 원) 수준입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밝힌 1인 적정 생활비(월 192만 원)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보험사는 왜 앞장서서 선지급을 권할까?

보험사가 가입자의 노후를 위해 선의로 권하는 것일까요? 속내는 전혀 다릅니다.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종신보험은 연 5.0%~8.0% 확정금리 상품이었습니다. 현재 운용 수익률(3%대)보다 훨씬 높아 보험사는 매년 2%포인트 안팎의 역마진 손실을 봅니다.
가입자가 사망할 때까지 20~40년 동안 버티면 보험사는 고금리 복리 이자를 계속 얹어줘야 합니다. 생전에 환급금을 털어내 주면 이 ‘고금리 부채’를 합법적으로 조기 청산할 수 있습니다. 새 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도 덜게 되죠.
보험사 측은 가입자의 수명이 늘면서 챙길 수 있는 사망 관련 이익(사차익)을 포기해야 하므로 무조건 이득은 아니라고 반박합니다. 하지만 외부 전문가들은 보험사가 과거의 악성 고금리 빚을 덜어내는 실익이 훨씬 크다고 짚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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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신청할 수 있을까? 자격과 제약 조건

이 제도는 2025년 10월 5개 사에서 시작해 2026년 1월 19개 생보사로 전면 확대되었습니다. 전체 대상 계약 60만 건 중 2026년 상반기 실제 신청은 1,426건(0.34%)에 불과했습니다.
| 항목 | 주요 내용 |
|---|---|
| 대상 계약 | 금리 확정형 종신보험 (변액·금리연동형·단기납·CI형 제외) |
| 납입 요건 | 완납 필수 (계약기간 10년 이상 & 납입기간 5년 이상) |
| 신청 연령 | 만 55세 이상 (초기 65세 발표에서 하향 조정) |
| 지급 방식 | 최대 90% 감액, 최소 2년 이상 분할 (일시금 수령 불가) |
신청 시 보험계약대출 잔액이 없어야 하며, 초고액 계약은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초기 추진안에 예시로 언급된 9억 원 선의 구체적 기준선은 추후 명확한 수치 없이 ‘초고액 계약 제외’로 정리되었습니다. 유동화를 시작하면 추가납입이나 중도인출이 전면 금지된다는 점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지금 전환하는 게 과연 내게 이득일까?

은퇴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 상황이라면 월 30만 원대의 현금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급한 처지가 아니라면 연 5~8% 확정금리 통장을 깨는 것은 자산 관리상 손해입니다.
현재 3%대 저금리 시대에 확정 복리로 굴러가는 과거 종신보험은 다시 가입할 수 없는 귀한 자산입니다. 생전에 푼돈으로 쪼개 받으면 수십 년간 불어날 고금리 복리 효과를 스스로 버리는 셈이죠.
세금 문제도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유동화 제도는 비과세가 유지된다고 발표되었으나, 기존 해지환급금 연금전환은 전환 후 10년을 더 유지해야 비과세가 적용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신청 후 후회된다면 지급일로부터 15일(또는 신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철회할 수 있으니, 현재 내 보험의 예정이율부터 먼저 확인해보세요.
가입한 보험사에 연락해 내 종신보험의 확정 예정이율과 해약환급금 잔액을 조회해 보고, 월 30만 원대 수령액이 복리 혜택을 포기할 만큼 당장 급한지 먼저 비교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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