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핵증상

  • 배변 후 변기에 선홍색 피가 보일 때, 치질일까 대장암일까?

    배변 후 변기에 선홍색 피가 보일 때, 치질일까 대장암일까?

    화장실 변기 물이 붉게 물든 모습을 보고 덜컥 가슴이 내려앉았던 적 있으신가요? 많은 분이 붉은 피를 보면 단순한 치질로 여겨 넘기거나, 반대로 대장암에 걸린 것은 아닐까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이곤 합니다. 변기나 휴지에 묻어난 선홍색 피는 과연 우리 몸의 어떤 신호일까요?

    한눈에 보기

    • 배변 시 선홍색 피가 뚝뚝 떨어진다면 치핵일 확률이 높지만, 항문 근처 직장암 역시 붉은 피를 유발하므로 색깔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 변 굵기 감소, 설사나 변비 반복, 잔변감, 체중 감소가 동반되거나 50세 이상인 경우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치핵은 저절로 들어가는 1~2단계는 좌욕과 식습관으로 관리할 수 있으며,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3단계부터는 수술이 권장됩니다.
    • 온수 좌욕은 소금 없는 순수한 맹물로, 쪼그려 앉지 않고 변기 위 좌욕기에서 10분 이내로 마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선홍색 피는 무조건 치질? 직장암과 헷갈리는 이유

    선홍색 피는 무조건 치질? 직장암과 헷갈리는 이유

    배변 시 피가 나오면 흔히 ‘치질(치핵)’을 먼저 떠올립니다. 치핵은 항문 쿠션 조직 내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부풀고 늘어나 생기는데, 단단한 대변이 이 부위를 긁고 지나가면서 변기 물에 선홍색 피가 뚝뚝 떨어지거나 휴지에 묻어납니다. 문틈에 끼어 부풀어 오른 고무 패킹처럼, 항문 압력이 높아져 혈관 주머니가 밖으로 밀려나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혈변의 색깔이 맑은 선홍색이라고 해서 무조건 치핵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항문과 매우 가까운 ‘직장’ 부위에 암이 생기는 경우에도 배변 시 선홍색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장 안쪽 깊은 곳의 출혈은 변과 섞여 검붉은색이나 흑변을 띠지만, 직장암은 항문 출구와 가까워 붉은 선혈 형태로 변 표면에 묻어 나올 수 있습니다.

    치핵 자체가 악성 종양인 암으로 발전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직장암 종양이 커지면서 주변 혈관을 압박해 치핵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두 질환이 동시에 존재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이런 증상이 동반된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증상이 동반된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단순 치핵과 대장암은 출혈 양상뿐만 아니라 동반되는 신체 변화를 통해 비교할 수 있습니다. 치핵은 배변 시 출혈과 조직 탈출이 주된 증상이지만, 대장암은 배변 습관 자체에 변화가 일어납니다.

    구별 항목치핵(내치핵 중심)대장암(직장암 포함)
    출혈 양상변기에 떨어지는 선홍색 피, 변 표면·휴지에 묻음변에 피가 섞임, 선홍색(직장암)부터 검붉은색·흑변까지 다양
    통증 여부초기 무통증 / 혈전·치열 동반 시 급성 통증초기 무통증 / 종양 진행 시 복통 및 골반 통증
    동반 증상항문 조직 돌출(탈항), 항문 가려움증, 부기변 굵기 감소, 설사·변비 반복, 잔변감, 체중 감소, 빈혈
    질환 성격항문 혈관 질환 (암으로 악화 안 됨)악성 종양 (주변 조직 침윤 및 전이)

    만 50세 이상이거나 직계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다면(발병 위험 2~3배 증가) 선홍색 피를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됩니다. 변이 눈에 띄게 가늘어졌거나 원인 모를 체중 감소, 빈혈,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변감이 지속된다면 직장 수지 검사와 5년 주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로 국내 대장암 발생 통계는 인용 시점에 따라 2023년 기준 연간 32,610명(국내 암 발생 3위) 또는 2018년 기준 27,909명(4위)으로 집계 차이가 확인됩니다.

    내 치핵은 몇 단계일까? 1도부터 4도까지의 치료 기준

    내 치핵은 몇 단계일까? 1도부터 4도까지의 치료 기준

    병원 진료 환자 기준으로 치질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질환은 치핵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치질 환자는 약 64만 명에 달하며, 2019년 치핵 및 항문주위정맥혈전증 환자(63만 9,981명) 중 40~50대가 약 38%를 차지할 만큼 흔합니다.

    내치핵은 항문 안쪽 조직이 밖으로 탈출하는 정도에 따라 1도에서 4도까지 구분하며, 단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집니다.

    진행 단계항문 조직 탈출(탈항) 상태권장 치료 방식
    1도밖으로 나오지 않고 출혈만 있는 상태온수 좌욕, 고섬유 식단, 보존적 치료
    2도배변 시 밀려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감온수 좌욕, 약물요법 등 보존적 치료
    3도저절로 안 들어가며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함수술적 절제 치료 적극 권장
    4도손으로 넣어도 안 들어가고 항상 돌출됨수술적 절제 치료(치핵절제술) 필수

    1도와 2도는 생활습관 개선과 온수 좌욕만으로도 증상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3도 이상으로 넘어가 탈출한 조직이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상태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항문 압력을 낮추는 온수 좌욕, 맹물과 10분이 핵심입니다

    항문 압력을 낮추는 온수 좌욕, 맹물과 10분이 핵심입니다

    초기 치핵의 부기와 통증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올바른 온수 좌욕입니다. 따뜻한 물이 닿으면 과도하게 수축된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항문 내 압력이 떨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해집니다.

    효과를 보려면 세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첫째, 소금이나 소독약, 입욕제를 섞지 않은 순수한 수돗물(맹물)만 사용해야 합니다. 소금물은 연약한 항문 점막을 자극해 가려움증(항문소양증)을 유발합니다. 둘째, 바닥에 쪼그려 앉지 말고 양변기나 낮은 의자 위에 좌욕기를 올려놓고 편안히 앉아야 합니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복압을 올려 오히려 항문 혈관을 붓게 만듭니다. 셋째, 좌욕 후에는 수건이나 드라이어의 찬바람으로 습기를 완전히 말려야 합니다.

    다만 의료기관마다 권장하는 세부 온도와 시간 기준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등은 40~45℃에서 3~5분을 권장하는 반면, 유성선병원은 40~42℃에서 5~10분, 장튼위튼병원은 37.5~38.5℃의 미온수로 5~10분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모든 전문의가 공통으로 강조하는 기준은 ‘하루 1~3회, 배변 직후나 취침 전, 맹물로 최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입니다. 10분 이상 오래 앉아 있으면 혈관이 울혈되어 치핵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배변 후 피가 보였다면 변 굵기 변화를 먼저 확인하고, 소금기 없는 미온수로 5분간 양변기 좌욕을 실천해보세요.

    참고자료

    1분 요약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