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수익

  • 대한항공 마일리지, 1년 전에도 좌석이 없는 이유는 뭘까?

    대한항공 마일리지, 1년 전에도 좌석이 없는 이유는 뭘까?

    제휴 신용카드를 쓰고 비행기를 타며 차곡차곡 모아둔 항공사 마일리지, 큰마음 먹고 써보려고 예매 창을 열어본 적 있으시죠? 1년 뒤 출발하는 비행기 표를 조회해도 온통 매진만 떠서 당황스러우셨을 텐데요. 수조 원에 달하는 마일리지가 쌓여 있다는데, 왜 우리가 탈 자리는 찾기 어려운 걸까요?

    한눈에 보기

    • 보너스 좌석 공급선: 전체 좌석의 약 5% 안팎 (편당 정확한 좌석 수는 비공개)
    • 미사용 부채 규모: 대한항공 별도 기준 3조 1,199억원 (2026년 상반기 말)
    • 수송 실적 변화: 보너스 이용 비율 2023년 11.8% → 2025년 10.3%로 하락
    • 예매 오픈 시점: 인천 출발 기준 탑승일 361일 전(D-361) 오전 9시 정각

    5%만 열리는 문, 좁은 통로에 몰린 3조원

    5%만 열리는 문, 좁은 통로에 몰린 3조원

    마일리지 좌석이 늘 부족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공급 통로 자체가 좁기 때문입니다. 항공사는 국토교통부와 협의를 거쳐 전체 좌석의 약 5% 안팎만을 보너스 항공권 좌석으로 배정해왔습니다. 비수기에는 5%를 조금 넘기기도 하지만, 여행 수요가 몰리는 성수기에는 5% 수준에 그칩니다.

    마치 명절 기차역에서 100개 좌석 중 단 5자리만 할인 승차권으로 열어두는 것과 같습니다. 반면 소비자들이 보유한 마일리지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2026년 상반기 말 기준 대한항공의 미사용 마일리지 관련 이연수익(별도 기준)은 3조 1,19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25년 말(2조 8,445억원)보다 불과 6개월 만에 2,754억원(9.7%)이나 늘어났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2025년 말 이연수익 9,361억원을 합치면 양사의 미사용 마일리지 부채는 3조 7,806억원에 달합니다. 좁은 통로에 3조원대의 마일리지가 한꺼번에 몰리니 좌석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항공사는 왜 마일리지 좌석을 쉽게 늘리지 않을까?

    항공사는 왜 마일리지 좌석을 쉽게 늘리지 않을까?

    여기에는 항공사의 회계 원리와 수익 셈법이 숨어 있습니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항공사는 고객이 마일리지를 쌓을 때 바로 매출로 잡지 않고 ‘이연수익’, 즉 갚아야 할 부채로 분류합니다. 이 부채를 털어내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고객이 마일리지로 비행기를 타거나, 유효기간 10년이 지나 마일리지가 소멸하는 것입니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현금을 내고 타는 승객이 많은 상황에서 보너스 좌석을 무작정 늘릴 이유가 적습니다. 마일리지 승객을 태우면 현금 매출을 올릴 기회를 잃고 유류비 등 운항 원가가 추가로 들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좌석 공급을 5% 수준으로 묶어둔 채 10년의 유효기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고객이 쓰지 못해 소멸한 마일리지는 추가 원가 지출 없이 고스란히 항공사의 소멸수익으로 전환됩니다. 2024년 12월 대법원 제2부 역시 10년 유효기간 약관이 적법하다고 판결하면서 소멸 원칙이 확고해졌습니다.

    실제로 줄어드는 보너스 탑승, 좌석 배정은 비공개

    실제로 줄어드는 보너스 탑승, 좌석 배정은 비공개

    수치로 살펴보면 보너스 좌석을 이용하기가 해마다 더 까다로워졌다는 점이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대한항공의 전체 여객 수송 실적 중 보너스 항공권 이용 비율은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연도보너스 좌석 수송 비율보너스 총 이동거리
    2023년11.8%–
    2024년11.0%84억 3,500만㎞
    2025년10.3%80억 600만㎞

    2025년 보너스 항공권 이용 승객의 총 이동거리는 전년 대비 5.1% 줄었습니다. 다만 항공사는 영업 전략을 이유로 노선별·편당 정확한 마일리지 배정 좌석 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어, 소비자는 정확한 배정 현황을 알기 어렵습니다.

    내 마일리지 소멸 전 쓰려면? ‘D-361일 오전 9시’를 기억하세요

    내 마일리지 소멸 전 쓰려면? 'D-361일 오전 9시'를 기억하세요

    2008년 7월(아시아나항공은 10월) 이후 적립된 마일리지는 10년이 지나면 순차적으로 소멸합니다. 좁은 문을 뚫고 원하는 날짜에 좌석을 구하려면 항공사의 시스템 오픈 일정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보너스 항공권은 인천 출발 기준 탑승일 361일 전 오전 9시에 열립니다. 성수기나 인기 장거리 노선을 노린다면 출발 1년 전 오픈 시점에 맞춰 조회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양사 합병 과정에서 제시된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 비율(탑승 마일리지 1:1, 제휴 마일리지 1:0.82 안)은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이며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소멸 예정 일자를 수시로 점검하고 미리 계획을 세워두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마일리지는 10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하므로, 여행 계획이 있다면 출발 361일 전 오전 9시에 열리는 보너스 좌석을 미리 선점해보세요.

    참고자료

    1분 요약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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