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노릇하게 구워낸 은행은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 덕분에 자꾸만 손이 가는 간식입니다. 기관지에 좋다는 말에 프라이팬 가득 구워 한 번에 수십 알씩 집어 드신 적이 있으신가요? 하지만 은행은 불에 완전히 익혀도 사라지지 않는 천연 독소를 품고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
- 하루 섭취 한도: 성인 10알 이내, 어린이 2~3알 이내 (5세 미만 영유아 섭취 금기)
- 열 저항성 독소: 메틸피리독신(MPN)은 구워도 파괴되지 않으므로 익힌 은행도 과식 금물
- 손질 안전수칙: 외피의 빌로볼·은행산 피부염 방지를 위해 손질 시 반드시 장갑 착용
- 보관법: 껍질째는 서늘한 곳이나 냉장 보관, 껍질을 깐 알맹이는 밀폐 후 냉동 보관
구워도 사라지지 않는 독소, 왜 위험할까?

은행에는 대표적인 두 가지 독성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청산 성분을 만드는 ‘시안배당체’와 신경독소인 ‘메틸피리독신(MPN, 징코톡신)’입니다.
시안배당체는 열을 가하면 효소가 비활성화되어 독성이 억제됩니다. 하지만 메틸피리독신은 열에 매우 안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 굽거나 삶아도 독성이 쉽게 파괴되지 않습니다. 즉, 바짝 익힌 은행이라도 많이 먹으면 독소에 노출됩니다.
메틸피리독신은 체내에서 비타민 B6의 대사를 방해합니다. 이로 인해 뇌 신경을 진정시키는 신경전달물질(GABA) 합성이 저하되면서 신경계가 과도하게 흥분하게 됩니다. 과다 섭취 시 어지럼증, 구토, 복통부터 심한 경우 전신 경련과 발작, 의식 소실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식약처가 정한 하루 섭취 한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독성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익힌 은행의 일일 섭취 제한량을 명확히 정해두고 있습니다. 체중과 신경계 발달 정도에 따라 허용량이 다릅니다.
| 구분 | 일일 권장 섭취 제한량 | 주의사항 |
|---|---|---|
| 성인 | 10알 이내 | 과식 시 메틸피리독신 중독 위험 |
| 어린이 | 2~3알 이내 | 체중 대비 신경독소 민감도 높음 |
| 5세 미만 영유아 | 섭취 엄격 제한(금기) | 신경계 발달 미숙으로 섭취 금지 권고 |
실제로 국내 병원 증례 보고에 따르면 성인이 하루 200알가량(약 1kg)의 은행을 한 번에 섭취했다가 전신 발작 증세를 보여 응급 치료를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는 3알만 넘겨도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맨손 손질 금지! 올바른 조리와 보관법

은행 열매의 겉껍질(외피)에는 ‘빌로볼(bilobol)’과 ‘은행산(ginkgolic acid)’이라는 독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맨손으로 만지면 심한 수포와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유발하며,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 각결막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손질 시 반드시 고무장갑이나 비닐장갑을 착용해야 합니다.
조리할 때는 딱딱한 외피와 얇은 속껍질을 완전히 벗겨낸 후 프라이팬 등에 충분히 가열해 조리합니다. 가열 조리 시 독소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조리 시간이나 온도별 정확한 잔류율 기준은 공인 가이드라인에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섭취 한도를 넘기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남은 은행은 상태에 따라 맞춤 보관해야 합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은행은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곳이나 냉장실에 두고, 이미 껍질을 깐 은행은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해야 신선도와 맛을 오래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하루 10알의 안전선만 지키면 훌륭한 영양 간식이 됩니다. 오늘 먹을 은행은 개수를 미리 세어두고, 남은 분량은 냉동실에 소분해 보관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