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마다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길을 걷다 보면 발밑에 밟히는 열매 때문에 코를 쥐어막게 됩니다. 특유의 구린 냄새가 진동하는 데다 맨손으로 만지면 피부가 가렵기도 한데요. 왜 이런 냄새가 나며, 구워 먹을 때는 하루에 몇 알까지 먹는 것이 안전할까요?
한눈에 보기
- 악취 원인: 씨앗 외피에 든 빌로볼, 은행산, 부티르산 성분(맨손 접촉 시 피부염 유발)
- 가열 조리 주의: 시안배당체는 열에 사라지지만 메칠피리독신(MPN) 독소는 남아 과식 금물
- 하루 섭취 기준(식약처): 성인 10알 이내, 어린이 2~3알 이내
- 과다 섭취 부작용: 구토, 설사, 복통, 어지럼증 및 신경계 경련 유발 가능
길거리 은행 열매, 왜 고약한 냄새가 날까?

우리가 흔히 은행 열매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은행나무 암나무에 맺히는 씨앗(종자)입니다. 식물이 동물이나 곤충으로부터 소중한 씨앗을 지키기 위해 일종의 화학 방패를 두른 셈입니다.
은행의 바깥 과육질 껍질에는 빌로볼(bilobol), 은행산(ginkgoic acid), 그리고 지방산 성분인 부티르산(부탄산)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들이 섞여 공기 중에 노출되면서 특유의 고약한 냄새를 뿜어냅니다.
이 외피 독소는 사람 피부에도 강한 자극을 줍니다. 껍질을 맨손으로 만지면 접촉성·알레르기성 피부염이나 수포가 생길 수 있습니다. 즙이 묻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 시력 저하와 통증을 유발하는 ‘독성 각결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길가에 떨어진 은행은 함부로 만지지 않아야 합니다.
익혀 먹어도 독이 남는다? 은행 속 독성 성분의 정체

은행 알맹이 내부에는 시안배당체(아미그달린, 부르니민)와 신경독성 물질인 메칠피리독신(MPN, 징코톡신)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시안배당체는 불에 익히거나 가열 조리하면 효소가 불활성화되어 독성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메칠피리독신은 열을 가해도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조리된 알맹이에 그대로 남습니다.
메칠피리독신은 비타민 B6와 구조가 비슷해 우리 몸속에서 항비타민 작용을 일으킵니다. 그 결과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인 GABA의 생성을 방해하여 중독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반드시 섭취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식약처가 정한 하루 안전 섭취량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독성 성분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연령별 일일 섭취 기준량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가열 조리한 은행이라도 기준치를 넘겨 먹으면 안 됩니다.
은행을 한 번에 너무 많이 섭취하면 구토, 설사, 복통, 어지러움 같은 소화기 및 신경계 이상이 나타납니다. 심한 경우 경련, 발작, 의식 상실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하루 권장 섭취 기준 | 주의사항 |
|---|---|---|
| 성인 | 하루 10알 이내 | 생식 절대 금지, 가열 조리 필수 |
| 어린이 | 하루 2~3알 이내 | 체중 및 해독 능력 고려해 소량만 섭취 |
길가에 떨어진 은행은 맨손으로 만지지 마시고, 조리해 드실 때도 성인 기준 하루 10알 이하의 안전 기준을 꼭 지켜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