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기름보관법

  • 참기름과 들기름, 왜 보관 장소가 정반대일까?

    참기름과 들기름, 왜 보관 장소가 정반대일까?

    고소한 냄새로 입맛을 돋우는 참기름과 들기름, 혹시 주방 가스레인지 옆이나 냉장고 문 칸에 나란히 세워두셨나요? 겉모습은 쌍둥이처럼 닮았지만, 같은 자리에 보관하면 둘 중 하나는 금세 쩐내가 나며 망가지기 쉽습니다. 왜 하나는 반드시 냉장고 깊숙이 넣고, 다른 하나는 실온에 꺼내두어야 할까요?

    한눈에 보기

    • 들기름은 오메가-3(60% 이상)가 많아 산패되기 쉬우므로 알루미늄 포일로 병을 감싸 4℃ 이하 냉장실 안쪽에 밀폐 보관합니다.
    • 참기름은 세사몰 등 천연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므로 굳거나 향이 날아가지 않도록 15~25℃ 서늘하고 어두운 상온에 보관합니다.
    • 들기름에 참기름을 8:2 비율로 섞어 보관하면 참기름의 항산화 성분이 들기름의 산패를 늦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들기름은 왜 공기와 빛에 닿자마자 망가질까?

    들기름은 왜 공기와 빛에 닿자마자 망가질까?

    껍질을 벗겨둔 사과가 공기와 닿으면 금세 갈색으로 변하듯, 식용 기름도 산소와 빛, 열을 만나면 산패가 진행됩니다. 두 기름의 보관법을 가르는 핵심은 바로 지방산의 종류입니다.

    들기름은 전체 지방산 중 60% 이상이 오메가-3 계열인 알파-리놀렌산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콩기름이 10% 이하, 참기름이 약 0.7%(1% 이하)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이 알파-리놀렌산이 화학 구조상 산소와 열, 자외선에 극도로 취약하다는 점입니다.

    공기나 햇볕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기름 성분이 산화되어 과산화물과 유리지방산이 빠르게 증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페인트 냄새 같은 불쾌한 쩐내가 올라오며 기름 본래의 가치를 잃게 됩니다.

    들기름은 ‘4℃ 이하 냉장고 안쪽’에 넣어야 하는 이유

    들기름은 '4℃ 이하 냉장고 안쪽'에 넣어야 하는 이유

    들기름의 산패를 늦추는 유일한 방법은 저온 차광 보관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의 실험에 따르면, 25℃ 상온에 둔 들기름은 20주(약 5개월)부터 산가와 과산화물가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반면 4℃에 보관한 들기름은 40주(약 10개월)가 지날 때까지 수치 변화 없이 산패가 억제되었습니다.

    따라서 들기름은 반드시 4℃ 이하 냉장고에 밀폐 보관해야 합니다. 이때 투명 병에 담긴 들기름이라면 병 겉면을 알루미늄 포일이나 신문지, 암색 봉투로 감싸 빛을 차단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보관 위치도 중요합니다. 문을 자주 여닫는 냉장고 도어 포켓은 온도가 7~10℃까지 올라간다는 보도가 있는 만큼, 온도가 2~4℃로 안정적인 냉장고 안쪽 칸에 보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도어 포켓의 7~10℃ 온도 상승 수치는 언론 보도에 언급된 내용이며 공인 연구기관의 공식 데이터베이스로 교차 검증된 수치는 아닙니다. 미개봉 들기름의 식약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부터 9개월이지만, 개봉 후 권장 소비 기한은 매체에 따라 1개월에서 2~3개월까지 편차가 있으므로 가급적 1~2개월 내에 소비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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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기름을 냉장고에 넣으면 생기는 문제

    참기름을 냉장고에 넣으면 생기는 문제

    들기름과 달리 참기름은 냉장고에 넣지 않는 것이 정석입니다. 참기름은 올레산(약 40~40.3%)과 리놀레산(약 40~45.4%) 등 불포화지방산이 80% 이상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세사민, 세사몰, 세사몰린 같은 리그난 성분과 토코페롤(비타민 E)이라는 천연 항산화 물질이 가득합니다.

    이 항산화 물질들이 스스로 기름의 산화를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합니다. 인하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팀 실험에서 갈색 병에 담은 참기름 110ml를 25℃ 어두운 곳에 보관했을 때, 9개월 차까지 과산화물가가 0.2 meq/kg을 유지했고 18개월이 지나도 0.6 meq/kg에 그쳤습니다. 항산화 물질인 세사민과 세사몰이 각각 78.5%, 44.8% 잔존하며 산패를 버텨낸 결과입니다.

    참기름을 저온에 보관하면 기름 성분이 하얗게 굳거나 앙금(결정)이 생기며 고유의 고소한 향미가 떨어집니다. 따라서 참기름은 직사광선을 피해 15~25℃의 서늘하고 어두운 상온에 두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만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는 0~5℃ 냉장 보관 시 산패 수치가 더 낮게 유지된다는 실험을 인용하기도 해 연구 간 권장 조건에 다소 상충하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보관법 한눈에 비교하고 ‘8:2 혼합법’ 활용하기

    보관법 한눈에 비교하고 '8:2 혼합법' 활용하기

    두 기름의 특성을 이해했다면 주방 안에서 보관 장소를 명확히 분리해야 합니다.

    구분들기름참기름
    취약 성분알파-리놀렌산 (60% 이상)리그난·토코페롤 보유 (산화 저항력 높음)
    적정 보관 온도4℃ 이하 (저온)15~25℃ (서늘한 상온)
    추천 보관 장소냉장고 안쪽 칸 (포일 차광)어둡고 서늘한 양념 수납장
    주의할 점상온 보관 시 20주부터 급격한 산패저온 보관 시 하얀 앙금 발생 및 풍미 저하

    농촌진흥청은 들기름의 짧은 보존성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참기름과의 혼합을 제안합니다. 들기름과 참기름을 8:2 비율(들기름 8, 참기름 2)로 섞어두면, 참기름 속 리그난 항산화 성분이 들기름의 산패를 늦춰 풍미를 지키면서 저장 기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일부 매체에서 주장하는 ‘보관 기간이 2~3배 늘어난다’는 구체적 배수는 농촌진흥청 공식 발표문 원문에는 명시되지 않은 내용입니다.

    지금 주방으로 가서 가스레인지 옆에 둔 들기름을 은박 포일로 감싸 냉장고 안쪽 칸으로 옮겨 넣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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