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 얼큰하고 시원한 동태탕을 끓였는데, 국물 한 숟가락에서 씁쓸하고 텁텁한 비린내가 올라온 적 있으신가요? 마트에서 이미 토막 낸 손질 동태를 샀는데도 왜 이런 맛이 나는 걸까요?
한눈에 보기
- 동태 뱃속의 검은 막(복막)과 척추 뼈 안쪽 핏덩어리는 가위나 조리용 솔로 완전히 긁어내 찬물에 헹굽니다.
- 녹색 쓸개(담낭)는 터지면 강한 쓴맛(빌리베르딘·담즙산)이 번지므로 조리 전 반드시 떼어냅니다.
- 물 1L에 소금 1큰술을 넣은 소금물에 10~20분 담가두면 삼투압으로 살이 단단해지고 비린내가 줄어듭니다.
- 물 1L에 식초 3큰술을 탄 물로 헹구고, 끓일 때 떠오르는 거품을 걷어내면 텁텁한 맛이 사라집니다.
비린내의 정체, 트리메틸아민(TMA)은 왜 생길까?

바다 생선 속에는 깊은 바닷속 수압과 염분을 견디기 위해 삼투압을 조절하는 산화트리메틸아민(TMAO)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이 성분은 살아있을 때는 냄새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생선이 죽고 나면 미생물과 자체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트리메틸아민(TMA)이라는 물질로 바뀝니다. 냉동과 유통을 거치는 동태는 이 과정에서 비린내가 더 쉽게 발생합니다.
다행히 TMA는 알칼리성(염기성)이면서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물질입니다. 기름때가 묻은 그릇을 세제로 씻어내듯, 산성 물질이나 찬물 세척만 제대로 거쳐도 비린내 물질을 상당 부분 씻어낼 수 있습니다.
쓴맛과 잡내의 진짜 주범은 검은 막과 핏물이다

동태 뱃속을 들여다보면 내벽에 까만 필름처럼 붙어 있는 ‘검은 막(복막)’이 보입니다. 이 복막 조직은 국물에 들어가면 흙냄새 같은 텁텁한 잡내와 쓴맛을 우려냅니다. 다만 검은 막의 구체적인 화학 성분(예: 멜라닌 색소 함유 여부 등)은 공인 연구 자료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쓴맛을 유발한다는 점은 일관되게 확인됩니다.
척추 뼈 안쪽에 굳어 있는 검붉은 피떡(혈액)도 반드시 긁어내야 합니다. 혈액은 TMA 생성과 산패가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부위라 국물 전체를 비리게 만듭니다. 아가미, 비늘, 지느러미 역시 이물질과 비린내를 머금고 있어 조리 전 제거해야 합니다.
내장에 붙어 있는 녹색이나 푸른빛의 쓸개(담낭)는 가장 주의해야 합니다. 쓸개즙(담즙, pH 7.8~8.6)에는 녹색 색소인 빌리베르딘과 담즙산이 들어있어, 조리 중 터지면 살 전체가 녹색으로 물들고 탕 전체에 강한 쓴맛을 남깁니다.
소금물 10분, 식초 3스푼으로 잡는 손질 공식

시판 손질 동태라도 냄비에 넣기 전 딱 3단계를 거쳐야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이 완성됩니다.
| 단계 | 손질 방법 | 사용 재료 및 시간 |
|---|---|---|
| 1. 긁어내기 | 배 안쪽 검은 막과 척추 핏물을 솔이나 가위로 제거 | 흐르는 찬물 세척 |
| 2. 소금물 침지 | 삼투압으로 살을 단단하게 굳히고 비린내 배출 | 물 1L + 소금 1큰술, 10~20분 |
| 3. 식초물 세척 | 알칼리성 TMA 중화 및 살균 세척 | 물 1L + 식초 3큰술 (2마리 기준) |
해동할 때는 완전히 녹아 내장이 흐물거리는 상태보다 살짝 얼어 있는 상태에서 손질하는 편이 쓸개 터짐을 막는 데 유리합니다. 단, 일부 조리법에서는 미지근한 물에 급속 해동하는 방식을 권하기도 하므로 내장이 터지지 않도록 주의하며 다루는 것이 핵심입니다.
조리할 때는 무를 먼저 8~10분간 끓여 시원한 맛을 낸 뒤 동태를 넣고 15분 이내로 끓입니다. 국물이 끓어오를 때 위로 뜨는 거품을 걷어내면 남아있는 잔여 비린내와 기름기를 깔끔하게 잡을 수 있습니다.
오늘 사 온 동태가 있다면 냄비에 바로 넣지 말고, 가위 끝으로 뱃속 검은 막과 척추 핏물부터 깨끗이 긁어내 보세요.
